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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대학 강사의 안타까운 죽음… "법정정원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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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0-11-03 09:42 조회4,3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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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사의 안타까운 죽음… "법정정원 지켜야"


                                                                                                      뉴시스 안현주 기자



교수 임용에서 탈락한 10년차 대학 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대학교육의 절반 이상을 감당하면서 임금은 교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 모 아파트에서 광주 모 대학교 시간강사 A씨(45)가 연탄을 피워 놓고 숨져 있는 것을 아내(45)가 발견했다.



경찰은 최근 교수임용에서 탈락한 A씨가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었다"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미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유명 사립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A씨는 현재 강의를 맡고 있는 대학에서 전공을 바꿔 영어영문학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2000년부터 시간강사라는 '고행의 길'을 택했다.



A씨는 학부생 교양수업과 언어교육원 강의을 맡아 주당 10시간 가량 영어를 가르치고 매달 150만 원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교통비와 식비 등을 제외하면 최소한의 생계도 꾸려가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빠듯한 강사료는 물론 없는 돈까지 마련해 논문 준비에 들여야 할 정도로 힘든 삶을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탓에 아내는 짬짬이 식당일을 하면서 고등학생 자녀의 교육을 도맡아 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A씨는 '시간당 3만3000만 원짜리'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언젠가는 전임 교수가 될 수 있을 것'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견뎠지만 최근 연이은 교수임용 탈락 소식을 감당하기엔 그간의 고통이 너무 컸다.



올해에만 서울권을 포함에 4곳의 대학 교수 공채에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았고 결국 강의가 없는 전날 홀로 소주 2병을 연거푸 마신 뒤에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광주 모 대학 시간강사 B씨는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액수를 받으면서도 전임 교수들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노예같은 생활과 숱한 로비를 펼쳐야 한다"며 "전임교수로 가는 과정이 험난하고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잘 풀려서 교수가 됐더라도 본전을 찾기 위해 또 다른 시간강사들을 괴롭히는 '교단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임순광 사무처장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불행'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임용과정의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며 "임용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가혹한 경쟁구조 속에서 국가가 최소한의 '교원법정정원'만이라도 지켜질 수 있도록 제대로 감독했다면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비난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개발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4년제 대학 시간강사는 모두 5만5000여 명(광주·전남 1500~2000명)으로, 이들 중 강사료만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전업강사는 3만5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들은 시간당 강의료 3만~6만 원 가량을 받으면서 대학 전체 강의의 55%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05.2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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