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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연예인 대학교수 전성시대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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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0-11-03 09:39 조회4,2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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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대학교수 전성시대 ‘득과 실’

“못해도 ‘이름 값’은 해야 될 텐데”

일요시사 유병철 기자

새 학기 개강으로 대학가가 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연기자, 가수, 개그맨 등 많은 연예인들이 강단에 서는 연예인 교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연기, 노래, 개그 등 실기를 중심으로 현장 경험이나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유리한 이점이 있는데다 연예인이 갖는 인지도로 인해 대학 홍보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연예인의 경우 현업활동과 강의를 병행하는 관계로 잦은 수업결강, 부실한 수업내용, 신변잡기로 일관한 강의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김영철, 이인혜, 옥주현 등 강단서 또 다른 열정
박사학위보다 풍부한 현장경험과 실력 우선 고려

개그맨 김영철이 교수가 됐다. 김영철 소속사 디초콜릿이앤티에프는 지난 3월12일 “김영철이 서울예술전문학교 호텔관광통역학과 겸임교수로 임명됐다”고 소식을 전했다. 기존 연예인 교수들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수업을 진행해 온 것과는 다르게 개그맨이 영어교수로 임용 된 것은 이례적이다.

개그맨 김영철 영어 교수 임용

두 권의 <뻔뻔한 영철영어> 시리즈를 집필할 정도로 영어 잘하는 개그맨으로 정평이 나있는 김영철은 지난 2006년부터 1년간 계원 조형 예술 대학교에서 교양과목인 ‘기초영어 초급’을 강의한 것을 비롯해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을 비롯한 전국의 대학교와 대기업 및 여러 기업 단체 등 많은 곳에서 강의를 진행해왔다.

연예인들의 교수 임용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시간강사보다는 소속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겸임교수라는 직함으로 여기저기 이름을 올렸다. 연기자와 가수들 중에는 대학의 겸임교수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다. 특히 최근엔 젊고 패기 넘치는 20대 연예인 겸임교수가 늘고 있다. 눈에 띄는 연예인 교수로는 탤런트 이인혜와 그룹 핑클 출신 옥주현을 들 수 있다.

일명 ‘고대 엄친딸’로 유명한 이인혜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한국방송예술종합학교 방송연예탤런트 학부에 연예인 중 최연소 겸임교수가 됐다. 1992년 KBS 창착동요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발을 내딛었던 그는 바쁜 연예활동 중에도 우수한 성적으로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으며 학부 졸업 뒤 동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고려대 언론대학원 석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옥주현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동서울대학 공연예술학부 겸임교수로 임용돼 가창실기와 뮤지컬 두 과목을 강의한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인 옥주현은 교수 임용 당시 소속사를 통해 “11년간의 방송 활동 및 4년간의 뮤지컬 경험을 토대로 현장경험을 전수하겠다”는 교수임용 소감을 밝혔다. 방송인 현영도 서울종합예술학교에서 패션모델예술학부와 MC예술학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용인대 환경보건학과를 졸업한 현영은 학력 자체만 놓고 보면 담당 과목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이들 외에도 명세빈, 임성민, 김민우 등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된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새롭게 임용된 연예인 교수뿐만 아니라 이순재, 서인석, 노주현, 정동환, 박준형 등 연기자나 개그맨, 가수들이 각 대학에서 연기, 개그, 실용음악 등을 가르치고 있다.

강사나 겸임교수, 전임교수 등 다양한 형태로 강단에 서고 있는 연예인 교수들은 현장에서의 경험과 연륜을 후학 지도에 쏟아 붓고 있다. 대학이 연예인을 겸임교수로 발령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실전 전략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도록 하겠다는 실용적인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

모 대학의 한 관계자는 연예인 교수 임용 이유에 대해 “연예인 교수들은 생생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습을 접목한 살아있는 강의를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경험 바탕으로 이론과 실습 접목

이 관계자는 이어 “대학에 스타 교수가 늘어난 것은 교육부가 겸임교수제를 도입한 1994년 이후부터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후배들에게 그 지식을 전수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로 매년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옥주현의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는 동서울대학 공연예술학부의 한 학생은 “11년간의 방송 활동과 4년간의 뮤지컬 경험을 토대로 현장 노하우를 강의해 주시는 옥주현 교수님의 강의는 유익할 뿐 아니라 재미도 있어 학생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연예인 겸임교수가 증가하는 것은 풍부한 현장경험으로 ‘생생한 산교육’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학교육의 부실화 및 일부 지방대학의 홍보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력이 검증되지 않고 경험도 부족한 연예인을 마구잡이식으로 영입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연예인 교수를 영입하는 학교가 대부분 지방에 위치했거나 신설학교임을 감안한다면 ‘실력’보다 ‘인지도’를 우선시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모 대학 관계자 A씨는 “학교 입장에서는 연예인들에게 알찬 수업을 바라기보다는 홍보수단으로 이용한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연예인 교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수업의 질을 잘 알고 강의를 신청하기 때문에 홍보수단으로 전락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검증되지 않은 실력·경험 부족 수업 부실 우려
한 연예인 “강의만큼은 최선 다하려고 노력한다.”

또 바쁜 연예인이 얼마나 철저하게 사전강의준비를 했을지도 의문이다. 전임교수가 대학에 정규직으로 소속돼 학생들만 가르친다면 일종의 기간제 교수인 겸임교수는 원래 직업을 유지한 채 강의할 수 있다. 한 현직 대학 강사는 “1시간 강의를 위해서는 최소한 4시간을 준비하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매일 스케줄에 쫓기는 연예인들이 과연 제대로 강의준비를 해왔겠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모 연예인의 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다는 한 학생은 “‘연예인 ○○○가 강의한다더라.’는 소식을 듣고 기대에 부풀어 수강신청을 했는데, 막상 수업을 들어보니 전문 지식은 없고 본인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변잡기만 늘어놓았다”며 “모든 연예인의 강의가 그런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다시는 연예인 강의는 안 듣겠다고 다짐까지 했다”고 허탈함을 전했다.

연예인 교수의 부실한 강의로 인한 피해는 결국 비싼 등록금을 지불하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또 대학교육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대학 자체에 마이너스 요소로 성립할 수 있다. 한 대학 관계자 B씨는 “현재 자신이 열정을 쏟아 부을 자신이 없다면 교수직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많은 학생들의 황금 같은 시간만 빼앗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고 전했다. B씨는 이어 “진정 자신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실력과 자질을 갖췄다고 판단되고, 자신에게 ‘교수’라는 직함을 붙여도 부끄럽지 않을 때, 그때 도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며 “결국 연예인들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이상 연예인 교수는 대학과 연예인 학생들에게 모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과 연예인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구잡이식 영입, 학생들에게 피해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교수직 제안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뭘까. 사회적으로 교수라는 직업이 존경의 대상으로 여겨지기에 ‘교수’라는 직함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교는 연예인 교수를 임용함으로서 학교 홍보 효과를 얻고, 연예인들은 ‘교수’라는 명예로운 직함을 갖게 됨으로써 서로에게 ‘윈-윈’ 하는 셈이다.

이번 학기에 강의에 나선 한 연예인은 “학생들이 정말 수강을 잘했다는 말이 나오도록 강의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나 한사람이 잘못하면 연예인 전체에 누를 끼치게 된다. 강의만큼 최선의 성실을 다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0.03.2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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