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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5일(화) 경북대본부 규탄 비정규교수 결의대회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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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0-11-02 23:35 조회3,2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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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 유도하는 경북대 본부 규탄과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 위한 ‘끝장 교섭’ 촉구 성명서


아침이 오지 않을 정도로 긴 밤은 없다. 우린 어떤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한 발 두 발 전진한다. 노동이 존중되는 대학, 승자독식과 야만적 차별이 없는 대학, 다양한 학문이 서로를 자극하며 발전하는 대학, 소금처럼 소중한 비판적 지성의 전당을 건설하기 위하여 우린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더 나은 세상과 평등 대학을 건설하는 우리의 투쟁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비정규교수노동조합과 2012년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대학은 2개 밖에 없다. 그 대학들은 놀랍게도 우리가 투쟁에 돌입할 때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모두 국립대이다. 재정이 가장 견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없으며, 정부 지원도 상당히 받는 유력 국립대학들이 이렇게까지 비정규교수와 학생을 곤경에 빠뜨리며 ‘몽니’를 부릴 것이라고는 우리 중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였다. 안 할 수도 있었던 파업이 학교 측에 의해 장기화되고 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발생하였을까?


경북대학교 본부는 애초에 협상단을 잘못 꾸렸다. 노동조합의 기본을 아는 사람들이 학교 측 교섭위원들로 나섰다면 이번 파업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학교 측의 2012년 교섭위원들은 아쉽게도 그동안 거의 10년에 걸쳐 경북대학교 내에서 형성된 노사합의의 정신을 모르고 있거나 부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예를 들어 2011년 임금협상에서 강의료와 강의준비금을 분리하는 것으로 노사합의를 보았으면, 2012년에는 당연히 그걸 기본으로 하고 협상에 임해야만 했다. 강의준비금의 전신이었던 특별수당 쟁취를 위해 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가 2004년에 120여 일에 걸친 천막 농성 투쟁과 50여 일의 파업 투쟁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더욱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학교 측 교섭위원들은 그렇게 하기는커녕 강의준비금조차 없애려 하였고 심지어 구체적 임금 협상안을 몇 개월 동안 제시하지 않다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서야 내 놓았다. 역대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능한 학교 측 교섭단은 없었다. 바로 그 이유로, 이번 파업은 학교 측이 유도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교섭안도 없고 이전에 합의한 사항도 부정하는 사측 교섭단과 합의할 수 있는 민주노조 협상단은 세상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육자이자 학자이며 노동자들이지 가진 자들의 하인이나 거지가 아니다.


학교 측의 비주체적 교섭 태도는 사태를 악화시켰다. ‘다른 대학들이 다 타결되면 그 때 한 번 보자’는 식의 학교 측 교섭 태도는 전혀 지성인답지 않고 비주체적이며 무책임하다. 전남대, 부산대, 경북대의 학교 당국이 2012년 하반기에 이런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이 3개 대학이 모두 파업의 홍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3개 대학 모두가 ‘다른 2개 대학이 타결되면 자신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모순적 태도’를 보였기에 생긴 어처구니없는 결과이다. 결국 부산대 본부가 여론의 온갖 비난을 받은 뒤에 가장 먼저 노조와 2012년 임단협에 합의하였다. 되돌아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은 꼴’이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이런 수준이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버티면 된다는 식의 학교 측 교섭 태도는 급기야 파국을 부르고야 말았다. 경북대학교에서 이 오욕의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다. 2010년 임단협에서도 학교 측 교섭 책임자 중 한 사람이 ‘내 고집을 부리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파업이 2월 초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은 교섭위원으로 나오면 안 된다. 협상의 기본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이어졌다. 자기가 가진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며 교섭을 난항으로 이끈 학교 측 교섭위원들은 각성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전면에 있는 한 파업의 장기화와 또 다른 파업의 발생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이들은 즉각적 성실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일방적으로 학사 행정을 강행하면서 학생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조만간 미입력된 과목의 성적을 이수/미이수로 처리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학생을 인질로 하여 파업 방해와 노조 탄압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고집 관철이 교육과 인권보다 더 중요한 듯하다. 1970년대식 공포 정치와 권력 남용이 경북대에서 부활하고 있다.


1월 11일에 학교 측이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대학 본부의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얼마나 ‘반노동적 시각’으로 비정규교수 문제를 바라보는 지 알 수 있다. 학교 측이 어떤 이유를 댄다 할지라도 시간강사는 ‘임금노동자’이고, 임금 지급의 책임은 ‘경북대학교 총장’에게 있다. 경북대학교를 비롯하여 이 땅의 대학 교육은 시간강사를 비롯한 비정규교수 없이는 존속되기조차 힘들다. 특정 대학이 발전을 했다면 비정규교수도 거기에 상당한 기여를 했음이 사실이다. 이걸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무지함을 넘어 정보를 조작하고 진실을 부정하는 저열한 행위이다. 그럼에도 학교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돈이 든다거나, 시간강사의 임금을 자신들이 다 책임질 수는 없다거나, 교과부 지원 예산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거나, 시간강사는 여러 대학에서 강의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본질을 흐리고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임금노동자에게 일을 시켰으면 노사가 합의하여 임금을 주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시간강사들보다 4배 이상 많은 돈을 학교 재정에서 받으며 개인 연구실도 하나씩 가진 학교 측 교섭위원들이, 시간강사의 임금이 많다느니 학교 재정이 어렵다느니 떠드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어 보인다. 우리 생활임금을 경북대가 다 주는 것도 아닌데 돈 몇 푼에 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니 쓴웃음만 날 뿐이다. 교과부 지원 예산이 부족한데도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에 시간강사 1년 예산 몇 배를 쏟아 부으면서도, 최저임금 수준에 시달리는 동료들의 처지에는 애써 눈을 감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연민까지 느껴진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수치심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당장 책임 회피를 중단하고 비정규교수에게 생활임금을 보장해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헌법에 보장된 파업의 권리를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학생들에게 거의 피해가 없는 방식으로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도 ‘진리, 긍지, 봉사’를 내세우는 경북대학교의 의사결정권자들은 손바닥으로 이 진실을 가리려 하고 있다. 성적입력거부라는 용어의 어감이 좋지 않은 점을 이용하여 파업권 자체를 부정하려 하고 있다. ‘개별 성적 입력 허용은 안 된다’는 식의 학교 측 반응은 반노동적/반교육적 시각에 기인한다. 2004년에 경북대학교에서 허용하였고 지금도 전남대학교에서는 허용하고 있는 ‘개별 성적 입력’을 불허함으로써 경북대학교는 노조의 파업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마치 병원 노조가 파업 중에 긴급 환자가 발생하여 엠뷸런스를 운전하려는데 ‘사측이 철문을 걸어 잠그고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아무도 못 나간다고 협박’하는 형국이다. 학생을 볼모로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바로 학교 당국이다. 학교 측은 당장 ‘학생을 인질로 하여서 파업을 종료시키려는 협박’을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역사가 당신들을 심판할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는 비정규교수노조 전국 대의원들과 각 분회의 조합원들이 모였다. 개별 대학 분회의 투쟁에 전국 대의원들이 함께 한 것은 노조 역사 상 처음 있는 일이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날이다. 우리는 집회를 끝내고 경북대학교 총장을 만난 뒤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다. 그 결단은 이 문제를 학내 문제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지역을 넘어 전국적 문제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시간은 우리 편이고 투쟁도 우리는 몇 년에 걸쳐 얼마든지 계속할 수 있다. 다만, 그 대장정을 떠나기 전 학교 측 교섭단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 그래도 같은 대학 구성원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경북대학교를 더 좋은 대학으로 만들기 위한 ‘2012임단협 끝장교섭’을 2013년 1월 15일(화) 오후 7시부터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피해 당사자인 학생들의 참관은 필수적이다. 단언컨대 이번 투쟁의 중대한 분수령은 바로 오늘이다. 만일 학교 측이 이 끝장교섭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투쟁 방향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경북대 총장의 대학 최고 지성인다운 현명한 답을 기대한다.

<우리의 요구>

-. 비정규교수에게 생활임금 보장하라!
-. 비정규교수에 대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중단하라!
-. 비정규교수에게 강좌개설신청권 확대와 대학기구 참정권 등의 교권을 보장하라!
-. 수강인원축소, 폐강기준 완화, 다양한 교과목 개설로 교육환경 개선하라!
-. 공동연구실과 휴게실 확대, 연구비 확대으로 연구환경 개선하라!


2013년 1월 15일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2013.01.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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