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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 오전 11시 교과부 앞 "정리해고 중단 및 교육/연구환경 개선과 비정규교수 파업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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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0-11-02 23:32 조회5,2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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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중단 및 교육/연구환경 개선과

비정규교수 파업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


경북대분회와  전남대분회의 비정규교수들이 파업을 한 뒤 농성장을 집 삼아 살아온지 20일이 지나고 있다. 부산대분회의 천막농성은 80일을 훌쩍 넘겼으며 이 곳 또한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그동안 침묵하던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대학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은 그동안 감춰두었던 비주체적/반교육적/반노동적 본색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번 파업의 원인은 대학의 불합리한 구조조정과 불성실 교섭에 있다. 그 배후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있다. 지난 2010년 10월, 사회통합위원회가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개선방안을 발표하자 교과부는 11월에 입법예고를 하고 2011년 3월에 정부안을 확정지었다. 이 안을 토대로 여당이 주도하여 2011년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등교육법을 일부 개정하였다. 속칭 시간강사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법의 핵심은 정규교수로 뽑혀야 할 사람을 소수 시간제 교원으로 전락시키고 나머지 수만 명의 시간강사를 해고하는 것이다. 이 법의 시행을 막기 위해 우리는 집회와 농성을 하였고 결국 '대체입법을 하기 위한 시간강사법 시행 1년 유예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교과부와 대학은 시간강사법 제정을 전후하여 비정규교수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단행한다.


구조조정은 강좌의 축소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지고 있다. 교과부가 전임교원 강의담당비율을 대학평가지표에 넣자 대학들은 전임교원을 뽑아 좋은 점수를 받기보다 비정규교수를 해고하고 전임교원에게 초과강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임교원의 강의비중담당비중을 높이고 있다. 전임교원 교양강좌 1/2 담당 의무조항이 대표적이다. 이 조항은 사회학 강좌가 2개 있다고 할 때 전임교원이 한 개를 맡지 않으면 다른 한 개의 강좌를 비정규교수가 맡을 수 없도록 하는 노예조항이다. 다른 구조조정 방식으로는 최대 수강인원 증가와 폐강기준 강화가 있다. 한 마디로 콩나물 교실을 만들어 필요한 강좌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긴밀한 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비정규교수들은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학생들은 수업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급기야 대학들은 졸업 이수학점을 줄이는 방식의 구조조정까지 단행하고 있다. 구조조정방식의 끝판왕은 뭐니 뭐니 해도 정규직의 비정규직화이다. 무늬만 교수인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를 각종 명칭으로 탈바꿈시켜 정규교수를 대체함으로써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것이다. 그 정점이 시간강사법이다.


우리가 파업을 한 가장 큰 이유는 교과부와 대학이 주도하는 바로 이 잘못된 방식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저지하기 위해서이지만 다른 이유도 하나 더 있다. 대학의 고질적 병폐인 야만적 차별을 철폐하자고 공론화하기 위해서이다. 익히 알려졌듯 정규교수와 비정규교수 간 임금격차는 5배, 공간 격차는 10배에 이른다. 비정규교수들은 심각한 고용불안과 함께 생활고까지 겪고 있다. 정규교수는 강좌개설 신청권을 갖고 다른 캠퍼스에 강의를 갈 때 교통비까지 따로 받지만 비정규교수들에게는 먼 나라의 일이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자 전국 10만 명의 비정규교수를 대표하여 우리가 떨쳐 일어선 것이다.


비정규교수들의 노예해방선언이 파업의 방식으로 이루어지자 다급해진 대학들은 노동탄압을 자행하기 시작했다. 부산대학교는 파업 중인 비정규교수들에게 파업을 멈추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성적입력거부 파업을 합법적으로 하고 있는데 성적입력을 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내용의 몰상식한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대학교도 파업 중인 비정규교수들을 위협하는 우편물을 며칠 전에 보냈다. 우리는 한교 측이 한번이라도 더 이런 방식의 협박을 할 경우 법률적 검토를 거쳐 학교 측을 처벌하도록 요구함과 동시에 학내에 존재하는 모든 비리와 불법적 요소들을 샅샅이 찾아내 고발할 것이다.


대학들의 반교육적 행태는 이제 도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성적을 안내해주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는 학생은 개별입력까지 해 주겠다고 해도 경북대학교와 부산대학교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마치 작은 병원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다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자 앰블란스를 몰고 더 큰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려는데, 병원의 사용자 측이 문을 걸어 잠그고 파업종료를 협박하는 형국이다. 학생을 인질로 하여 파업 종료를 압박하는 대학들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더 나아가 경북대학교, 부산대학교, 전남대학교는 수시로  서로 다른 두 대학들이 타결해야 자기도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파업을 장기화하고 있다. 이들은 찰떡공조를 하여 성적처리를 위한 자료 제출, 전임교원이나 조합원 비정규교수를 통한 대리채점, 미입력 과목 일괄 성적 부여 압박을 일삼고 있다. 이미 학생들이 성적을 수업을 들은 선생님들로부터 받았는데 그 모든 과정을 부정하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만 피해를 입힐 테니 노조가 항복하라'고 협박하는 학교를 보며 이 나라의 미래가 심히 염려된다.


그래도 아침이 오지 않을 만큼 긴 밤은 없다는 스웨덴의 속담을 기억하며 우린 더 나은 대학과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고난의 행군을 계속할 것이다. 그 길에서 꾸준히 외칠 우리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요구>

-. 정부와 대학은 정년이 보장되는 법정 전임교원 100% 확충하라!
-. 비정규교수에게 생활임금 보장하라!
-. 비정규교수에 대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중단하라!
-. 비정규교수에게 강좌개설신청권과 대학기구 참정권 등의 교권을 보장하라!
-. 수강인원축소, 폐강기준 완화, 다양한 교과목 개설로 교육환경 개선하라!
-. 공동연구실과 휴게실  제공, 연구비 지급으로 연구환경 개선하라!
-. 시간강사제도 철폐하고 연구강의교수제도 도입하라!
-. 정부는 고등교육재정 확충하라!


2013년 1월 8일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2013.01.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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