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절반 이렇게 산다]“대학 교육 절반 담당… 월급 60만원대” (경향신문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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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0-11-02 13:04 조회5,507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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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7.28 18:07 | 최종수정 2008.07.2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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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우
28일로 326일째.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대학 시간강사들의 천막농성이 열리고 있다. 처음 스무 명으로 시작한 농성인원은 이제 다섯 명으로 줄었다. 1주일의 절반은 대구에서 올라오는 강사 3명이, 나머지 절반은 서울지역 강사 2명이 돌아가며 천막을 지키고 있다. 먹고 자는 일을 모두 천막 안에서 해결해왔지만 최근 폭우가 쏟아지면서 천막을 지키는 일조차 힘들어졌다. 이들이 폭우와 무더위 속에서도 천막을 지키는 것은 대학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 확보를 위해서다.
↑ 대학 시간강사는 대학 교육의 절반을 맡고 있으면서도 전임교원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임금 등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는 대표적 지식인 비정규직이다. 대학 교원 지위 확보를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장기 천막농성 중인 시간강사들. <김세구기자 >
대학 시간강사들. 이들은 현재 대학 교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비정규직이다. 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07년 전국 4년제 대학의 전임교원(정규직 교수)은 5만5612명으로 시간강사 6만5399명보다 적다. 하지만 교양강좌의 경우 전임교원 강의(5만636개)보다는 시간강사 강의(7만8204개)가 훨씬 많다. 계약기간이 정해진 비전임교원들의 강의(2만5381개)까지 합하면 전임 교원 강의 수의 두 배에 이른다.
그러나 노동자로서 이들의 처지는 일반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다를 게 없다. 그보다 더 못한 경우도 흔하다. 시간강사들은 따로 고용계약서가 없고 시급을 적용받는다.
교수신문이 전국 30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2008년 평균 시급은 4만1000원. 보통 한 학기에 두 강좌씩 맡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한 달에 16시간을 강의(강좌당 1주일에 2시간 강의 기준)하고 받는 월급은 64만원 정도다. 학교에 따라 연이어 강의를 하면 한 학기를 쉬거나 학교별로 한 사람의 강의 숫자를 제한하고 있어 시간 강사들의 수입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교통비와 숙박료를 부담해가며 강의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4대 보험 가입률도 낮다.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에만 가입되고 이마저 허용하지 않는 대학도 14곳이나 된다.
서울 소재 사립대학 두 곳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영곤씨(61)는 "대학만큼 악랄한 사용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대학에서 시간당 5만300원씩 1강좌, B대학에서 3만원씩 2강좌를 하는 김씨의 한 달 급여는 88만2400원이다. 방학 때는 계절학기 강좌를 잡지 못하면 수입은 0원이 된다. 적은 월급보다 더 힘든 것은 다음 학기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김씨는 "어떤 설명도 없이 다음 학기 시간표에 이름이 없으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말했다. 당장 다음 학기의 수입을 예상할 수 없으니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어렵다.
1995년부터 시간강사로 일해 온 한수경씨(42·가명)는 "50대가 되어서도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씨는 "공부가 좋아 적게 벌어도 공부하며 늙자고 생각했는데 한 달에 50만~60만원 수입으로는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한씨는 "강사 자리는 알음알이로 채용되기 때문에 그나마 있는 강의라도 잘리지 않으려면 단체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시간강사는 "다들 쉬쉬하지만 시간강사들의 이혼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1999년 이후 시간강사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열악한 처우가 몇 차례 사회문제화됐지만 그때뿐이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시간강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으나 현실은 그대로다. 학교 노동자라는 특성상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외에 특별법을 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법과 노동법 사이에 끼어 어느 쪽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강사의 교원으로서의 법적 지위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2004년 국가인권위에서 차별개선에 대한 권고안을 교육부에 냈으나, 교육부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지방의 한 국립대에서 10년 가까이 시간강사로 일해 온 하모씨(49)는 "대학은 해고도 편하고 임금도 적은 시간강사들을 쉽게 쓰고 버리고 있고, 정부는 모른 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애 교원법적지위쟁취특별위원장은 "시간강사는 일반 직장인보다 10년 늦게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며 "학문이나 직업의 특수성은 전혀 인정되지 않고 다른 길을 찾기도 힘든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반항할 겨를도 없이 착취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은교기자 ind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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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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