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한국 서양사학회 비정규직 교원의 법적 지위 향상을 촉구하는 성명서(영남대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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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0-11-02 04:07 조회4,371회 댓글0건본문
대학교 비정규직 교원의 법적 지위 향상을 촉구하는 성명서
1949년 서울의 한 대학교 공대 학장의 취임 제일성은 ‘깨진 유리 창문은 우선 신문지로 대신하고 먼저 책 한권이라도 더 사야할 것입니다’였다고 합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깨진 유리 창문’은 강화유리로 교체되었지만, 책 한 권을 먼저 구비해야한다는 생각과 그 책을 읽고 가르치며 배우는 사람들이 학문의 근간이라는 믿음은 깨지고 없습니다. 대학 교육과 연구의 안정적인 유지와 질적 향상을 위해 가장 긴요한 것은 충분한 연구와 교육 인력의 확보입니다. 교육부 국정감사에 따르면 2007년 현재 국내 대학의 교원 일인당 학생 수는 31.2명에 이릅니다. 이는 200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5.5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OECD 비회원국인 브라질의 13.3명이나 러시아의 13.4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입니다.
이런 공백은 5-6만 명으로 추산되는 시간강사들에 의해 메워지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4대 보험의 적용이라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신분으로서 전국 대학의 시간강사들은 전체 강의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면서도 전임강사 대비 1/5에 해당하는 급료를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박사학위 소지자인 이들은 연구 환경을 보장받는 일은 고사하고 사실상 교육 당국의 외면 속에서 기본적인 생활조차 위협받고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부인되고 교육자로서 자긍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교육과 연구를 운위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대학 경쟁력 강화에 하나 같이 전심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여러 대학들은 ‘고급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다양화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다 그저 대기업으로부터 기금을 받아 대형 건물을 짓고 영어 강의 시수를 늘려가거나 강의전담교수와 비(非)정년 트랙 교수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단기적인 비용 절감과 외형적인 포장에 주력하는 졸속적인 방식으로만 대응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다양한 학문 분야의 발전이야말로 사회 발전의 근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할 때, 학문 발전과 재생산을 위한 구조를 전적으로 ‘시장’의 논리와 필요에 맡겨두는 것은 학계 구성원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일이라는 점을 인식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 사회의 학문이란 하루아침에 성취되거나 이식될 수 없으며, 한 사회의 균형적인 발전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기반인 것입니다. 그것 없이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숨 쉴 수 없는 마치 숲과 같은 존재인 셈입니다.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대학의 국제 경쟁력 강화” 같은 우아한 말들이 매일 신문지상을 뒤덮고 있는 이면에서 지식기반사회를 떠받칠 고급인력 대다수에 대해 일정한 체계적 정책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과 대학 경쟁력의 핵심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는 교원 일인당 학생 수가 OECD 최하위 권에 머물고 있는 현실은 한국 교육의 백년대계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는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조속히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 두 가지 과제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고등교육법을 즉각 개정해 대학의 시간강사에게 교원지위를 부여하고, 둘째,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법정 교원 충원 비율의 준수 여부를 대학 평가의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선정해 주실 것을 간곡히 촉구합니다.
2008년 4월 19일
한국서양사학회 드림
(가나다 순, 직장 및 직위 생략)
강성길, 강성호, 강일휴, 고가영, 고원, 고재백, 곽차섭, 권오중, 권형진, 기계형, 김기봉, 김기순, 김남균, 김남섭, 김대륜, 김덕수, 김덕호, 김병용, 김봉중, 김상수, 김상엽, 김서형, 김선정, 김성준, 김승렬, 김연진, 김영한, 김용우, 김우민, 김원수, 김원중, 김윤경, 김응종, 김인중, 김중락, 김지영, 김진희, 김칠성, 김택현, 김학이, 김헌숙, 김현란, 김현수, 김현식, 김형곤, 김호연, 나인호, 나종일, 나혜심, 남종국, 노명환, 류한수, 문수현, 문지영, 민유기, 민경현, 박구병, 박단, 박용진, 박용희, 박우룡, 박원용, 박윤덕, 박은진, 박인숙, 박종석, 박준철, 박지향, 박진빈, 박진숙, 박찬문, 박현숙, 박흥식, 배영수, 배은숙, 백인호, 변정심, 서정복, 석화정, 설혜심, 성백용, 손세호, 손영호, 송규범, 송상용, 염창선, 오흥식, 안상준, 양홍석, 염운옥, 유재건, 유정희, 유희수, 육영수, 윤승준, 윤용선, 윤진, 이경구, 이기영, 이병련, 이병철, 이상현, 이성재, 이세희, 이영림, 이영석, 이용우, 이용일, 이용재, 이재원, 이정희, 이종경, 이종훈, 이진모, 이진일, 이창신, 이채욱, 이철용, 이태숙, 이학수, 임상래, 임상우, 임승휘, 임지현, 장세룡, 장준철, 전수연, 전진성, 정경희, 정명교, 정영주, 정현백, 정희라, 조승래, 조지형, 조한욱, 조현미, 주경철, 주명철, 주철민, 차영길, 차용구, 차전환, 최갑수, 최성철, 최승완, 최영태, 최용찬, 최자영, 최재호, 최정수, 최향란, 최현미, 최혜영, 하경수, 한운석, 한정숙, 허승일, 홍석민, 홍성표, 홍웅호, 황대현, 황보영조, 황인정, 황혜성
2008.05.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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