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분회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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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3-11-10 14:52 조회1,328회 댓글0건본문
구성원과 소통 없는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대한다!
대학의 주체는 교원, 직원, 학생이다. 그중에서 대학의 본질적 업무, 즉 대학 교육의 본령을 수행하는 주체는 교원이다. 2019년 개정된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교원은 정교수, 부교수, 조교수, 강사이다. 교수와 강사는 하는 일이 다르고 그 책임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교원으로 보지 않으려는 입장도 있으나, 강사는 명백히 교원이다. 책임과 권한은 다르더라도 대학의 핵심인 교육을 담당하는 한에는 다른 교원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면 대학원 구성원에 강사도 포함되는가? 이에 대해서는 강사가 교원이냐에 대한 의견보다 훨씬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박순진 총장은 2018년 교수신문 기고에서 강사를 대학 구성원으로 여기고 있다. 이 당시 학과 교수였던 총장은 “우리 대학에서 누군가의 무지에 의해서든 누군가의 몰이해에 의해서든 합리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정도의 심각한 차별이 노골적으로 존재하고 계속되어 온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강사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현실에 대해 국가적 정책에 기댈 것이 아니라 대학마다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대학 사회에서 시민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온갖 종류의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는 시간강사의 현실을 솔직하게 대면하는 노력이 대학 현장에서 시작”되기를 기원했다. 이제 박순진 총장은 그 논의를 시작하고 해결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
10월 31일, 11월 7일 대학은 교육체제 개편에 대한 공청회 및 교양교육 과정 운영에 관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때 총장이 강조한 것은 구성원의 감축 없이 모두 함께 가기 위한 체제 개편의 필요성이었다. 형식은 공청회였지만, 실상은 정년트랙, 비정년트랙 교원마저 소외한 일방적 알림의 자리였다. 그 논의 속에 강사는 낄 틈이 전혀 없었다. 심지어 강사는 구조조정을 고민하는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이미 구조조정을 기정사실로 한 토론회였다. 토론회의 참석 대상을 대학 구성원 전체라고 했지만, 이로써 총장은 강사를 구성원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2018년에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인가?
총장은 조직과 구성원을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설령 강사를 더 이상 구성원으로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강사는 대학 조직의 본질인 교육을 담당함으로써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교원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충실히 지속할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
위기와 사회적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대학은 변화의 국면을 맞이했다. 지속 가능한 대학 경쟁력의 핵심은 교육임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교육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그 방향의 중심은 교육 강화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질 높은 수업을 듣고 대구대학교 학생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덩치 큰 성인 70명을 밀어 넣어 고등학교 교실보다 더 열악한 수업 환경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이 소통하며 학생 개인의 역량에 맞게 모두 무언가를 얻어간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교수, 부교수, 조교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교원들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고, 또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강사는 이를 가능하도록 뒷받침한다. 또한 학문 후속세대로서 대학이 지속 가능하도록 학술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면에서 강사가 사라지면 대학 교육도 위태로워진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 대학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는 무너진 듯하다. 변화의 방향은 구성원의 이해나 동의 없이 일방적이다.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 대학 구성원의 집단 지성이 필요할 때 본부는 오히려 구성원을 개별화하고 서로 반목하도록 하고 있다. 대학은 경영과 교육이라는 두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함에도 대학 위기의 책임을 교육에 떠넘기고 있다. 위기를 바탕으로 구성원을 개별화하고 대구대학의 근간이었던 거버넌스를 쇠퇴시키고 있다. 이는 대학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대학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는데, 조직을 위해 강사의 배제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조직 논리라는 것이 누구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누구의 목을 먼저 칠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러한 구조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와 대학 교육의 발전을 위해 안정된 전임의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부득이 강사가 줄어드는 경우가 아니라, 교육을 황폐화시키고 대학 구성원 누구의 동의도 없는 일방적 변화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한다.
대학본부는 민주적 대학 거버넌스를 복원하고, 합리적 대책과 구성원 모두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라!
2023. 11. 10.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대구대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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