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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반교육적 체제 개편 및 교양과정 개편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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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3-12-15 10:34 조회1,5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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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반교육적 체제 개편 및 교양과정 개편 규탄한다!

 

대학의 사정이 나날이 열악해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치명적이다. 국가의 출산율마저 OECD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입학정원 증가에 기대를 걸기도 힘들어지고 있다. 2023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 183개교의 입학정원은 304150명이다. 그런데 2022년 출생아는 249천 명이다. 4년제 대학 정원의 80%에 해당한다.

 

대학의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인구 감소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인구 감소보다 더 심각한 것은 대학 내부의 구조조정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을 닫을 것이란 말은 오히려 낭만적이다. 계획된 틀에 맞추어 진행하는 구조조정이야말로 대학을, 그 구성원의 목을 더욱 옥죄는 것이다.

 

대학 구조조정의 최우선 목표는 예산 절감이다. ‘균형예산이라는 명목 아래 동일한 목표의 감축이 자행된다. 여기에는 일의 우선성도, 일의 경중도 중요하지 않다.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덜 힘든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몸에 바지를 맞추지 않고, 바지에 몸을 욱여넣어야 한다.

 

예산과 인건비 줄이기에만 혈안이 된 구조조정 방향은 교원과 직원의 근무 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다. 대학은 교원과 직원의 수를 점점 줄여나감으로써, 개인에게 더 많은 일을 담당하도록 한다. 전임 교원에게는 법정 책임 시수 이상의 수업을 강제하려 하고, 비정년트랙 전임에게는 더 적은 연봉으로 더 많은 강의를 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틈바구니에 강사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강좌 공모제가 대표적 예이다. 대학은 23학년도부터 전공강좌 공모제를 시행했고, 24학년도부터 교양강좌 공모제를 시행한다. 통상 공모제란 기존에 없던 강좌를 새롭게 개발한다는 의미인데, 대구대학교는 원래 있는 과목을 전공 상관없이 누구나가 신청할 수 있도록 하여, 강의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강좌를 줄이고, 교수자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강사의 배제를 기초로 하는 악질적 방식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일자리는 중요하다.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자신의 일자리를 지속시키기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구조조정은 다수의 구성원이 동의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 가장 게으른 구조조정은 인건비를 줄이고자, 가장 약자부터 잘라내고 남아있는 사람의 피와 땀을 갈아 넣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 대구대학교가 이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대학도 살아남아야 한다.’ ‘대학이 먼저 살아야 구성원의 일자리도 지속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대학이 살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대학의 최우선 가치는 대학 교육의 실현이다. 그러나 대학이 진행하고자 하는 교육 체제 개편과 교양교육 과정 개편에는 4년제 대학으로서의 교육 목표나 대학 교육의 실현이라는 가치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031, 대학은 공청회를 통해 12개의 단과대학, 2개의 독립학부에서 10개의 단과대학, 1개의 독립학부로 체제 개편을 예고했다. 교양 영역에서는 공통교양 4개 영역을 고루 이수하도록 했던 것을 5개 영역 중 3개만 선택 이수하도록 변경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많은 구성원이 반교육적 개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개편의 과정 또한 부실하며 독단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학 본부는 현재의 안을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학생도 대학의 개편이 반교육적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과정 개편의 권한은 총장에 있으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맞다. 학과 구조조정의 칼바람 앞에 전임교원조차 불만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이다. 그렇지만 대학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학생에게 그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재학생의 이탈을 막고자 내놓는 말랑한 교양 수업이라는 개편이 오히려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대학 본부만 모르고 있다.

 

학생의 외침을 들어보라.

단순히 뻔한 흥미 위주로 된 과목이 아니라 정말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소양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고, 알려고 하는지 의문이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교양을 학교 스스로 내팽개치는 것은 대학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주는 게 아니라 점점 줄여나가는데, 학교의 본질을 잃고 점점 사업체가 되고 있다, 이게 학교인가?”

대학은 이러한 학생의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학생은 자신을 가르치는 교수가 그 강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잘 알고 있다. 또한 이 대학의 교육이 얼마나 질 높은 것인지 잘 파악하고 있다. 자기의 돈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한다. 말랑한 과목으로 그들을 4년 동안 잡아두리라는 것은 대학 본부의 착각이고 알량한 자만이다. 학생은 대학에 입학하는 자원도 아니고 호갱도 아니다.

 

대학의 미래는 고등교육의 실현을 통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 대학은 대학다워야 한다! 총장과 본부는 대학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반교육적 개편을 멈추어야 한다.

 

독단적이고 불공정한 대학체제 개편과 교양교육 개편을 반대한다!

대학의 미래는 교육에 있다. 반교육적 개편을 파기하라!

대학의 주인인 학생이 원한다. 수강인원을 낮추고 다양한 강좌 개설하라!

모든 구성원이 동의하는 합리적인 대학 정책 수립하라!

강사는 일회용이 아니다. 강사를 배제하는 대학 구조조정 반대한다!

 

 

2023. 12. 14.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대구대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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