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 개선안 국회 통과와 예산 배정 촉구.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국회 앞 농성돌입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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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0-10-10 22:31 조회9,070회 댓글0건본문
강사법 개선안 국회 통과와 예산 배정 촉구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국회 앞 농성돌입 기자회견문
2018년 9월 3일 우리나라 고등교육역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합의문 발표가 교육부에서 있었다. 지난 8년 간 국회가 해결하지 못했던 강사법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이하 협의회)가 합의로 도출한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2011년 정부가 입법 발의하고 여야가 합의하여 통과시킨 법안을 여야가 합의하에 시행을 네 차례나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던, 헌정 사상 유래 없는 사태를 해결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1962년 대학시간강사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교수직의 비정규직화와 교수노동시장 분할과 배제 등, 지난 55년간 퇴행을 반복하던 대학교원법령과 정책을 멈춰 세우는 일종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강사 등 비정규교수 당사자들의 절대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정부가 법안을 만들고 국회의원 다수가 동조하여 2011년에 통과시킨 강사법은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된 악법이었다. 그렇기에 법안 마련의 방향이 나왔던 2010년 11월부터 반대 의견이 들끓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법 강행을 하였다가 2012년 말과 2013년 말 및 2015년 말에 각각 시행 유예 법안이 통과되었다. 2016년에는 정책협의회를 만들어 대안을 마련하던 중 당연퇴직 등 대학 측의 입장이 전면적으로 반영되는 개악안이 제출되어 또 한 번 홍역을 치렀다. 정부가 이 개악안을 입법발의 하였으나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를 거부할 수밖에 없어 결국 2017년 말에 시행이 한 번 더 유예되는 사태를 맞았던 것이다. 이런 과오를 딛고 대학 측과 강사 측 그리고 국회의원 추천 전문위원 측이 각각 동수로 구성된 협의회가 새롭게 결성되고 명칭도 대학강사제도 ‘개선’ 협의회로 개칭되어 일종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협의회는 2017년 3월14일부터 정식 운영되었고 매주 2시간에서 10시간씩 치열한 고민과 논쟁이 전개되었다. 그러다 5개월간의 논의 끝에 마침내 합의에 이르러 9월3일 협의체 합의안을 국민들에게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극적 합의였다. 미흡하지만 개선의 방향성도 분명하다.
협의회 운영 과정에서 교육부가 회의 준비 실무를 맡으며 여러 의견도 내었고, 교육부 장관이 직접 협의회 위원들을 만나 노고를 치하하였으며, 9월3일 합의안 보도자료 작성과 기자회견 역시 교육부에서 담당하였으므로 이는 곧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강사 관련 양대 노조가 각각 2명씩 위원으로 참석하여 함께 18차례나 회의하며 합의한 것이니만큼 강사단체들의 입장임도 분명하다. 대학교육협의회를 비롯한 각종 대학 관련 대표 단체들이 위원들을 파견하여 5개월간의 활동 끝에 합의한 것이므로 대학 측의 입장임을 부정할 수도 없다. 국회 상임위에서 추천한 전문가위원 4명이 함께 회의하고 주요한 결정에도 같이 관여하여 만든 대안이기에 국회도 협의체 합의안의 무게감을 매우 중요시 할 것이다. 그렇기에 사실상 노사와 국회 그리고 정부가 모두가 합의한 강사법 개선법령안은 지체 없이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마치 모든 일이 해결되는 장밋빛 미래가 열려질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부터 우리는 국회 앞 농성이라는 강도 높은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그동안 국회가 보여 온 행태 때문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보완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관련 예산 배정이 없다면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더 나은 미래는커녕 오히려 대학 구조조정의 칼날에 수많은 비정규교수가 하염없이 희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로 이 법령안의 직접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권리찾기에 게으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핵심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다시 한 번 투쟁의 한 길을 갈 수밖에 없다.
2019년 1월1일 시행예정인 유예강사법에 대한 대학 측의 준비가 하반기부터 진행될 것이기에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우리가 정부입법발의대신 국회의원 입법발의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국회는 추석 전에 강사법 개선안을 입법발의하고 교육위원회에서 통과시켜주길 바란다. 시행령 제정을 염두에 둔다면 늦어도 국정감사 돌입 전까지는 국회상임위에서 강사법 개선안이 통과되어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국회는 입법과정에서 강사법 개선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하여 예산을 배정해주기 바란다. 또한 교육부가 제안하였으나 기획재정부에 의해 실현이 가로막힌 사립대 강사 강의역량지원 사업 예산과 공익형 평생고등교육사업 예산 및 시간강사 연구지원사업비 확대를 예산심의 과정에서 실현해 주기 바란다. 협의체가 합의한 강사법 개선안이 연착륙하면서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학 공공성 강화 재정투자와 대학들에 대한 개선 유도 정책이 필수적이다. 방학 중 임금, 퇴직공제기금, 연구공간과 연구비, 강의료 관련 재정부담을 대학에만 떠넘기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다. 대학시간강사제도 자체가 국가가 만든 것이고 지금까지 대학의 편법적 교원제도 운영을 방조해 온 것도 국가이다. 헌법상의 교육권 수호와 교원의 자주성 확립과 함께, 대학의 정상화와 제대로 된 교원정책을 펴기 위해 소요되는 경비 상당부분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은 자명하다. 국회가 관련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을 경우 대학자본 대부분이 극심한 교원 구조조정을 통해 지금처럼 교수직의 비정규직화와 강사 대량해고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국회는 당초 통과시킨 강사법의 입법취지인 고용안정, 신분보장, 처우개선을 실제로 보장하기 위해 실제 예산 편성과 정책 집행을 통해 변화를 직접 꾀할 때이다.
강사법 개선안 입법과정에서 우리는 총장선출권을 비롯하여 평의회 및 주요 의사결정기구에 대한 참정권 보장과 연구공간과 연구비 지원에 대한 논의가 개선 강사법 시행과 동시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국회는 강사 등 비전임교원의 학내 권리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어주길 바란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힘들다하더라도 일부라도 보장해 주길 바란다. 이외에 전임교원 책임시수를 최대강의시수로 전환하는 문제, 강사 1인당 전체 대학에서의 처우개선 연동 강의총량 제한 문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제도 폐지의 문제 등 연동되는 많은 사안들이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시행령을 만들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길 바란다. 이와 같은 조치는 대학교원노동자의 노동조건을 향상함과 동시에 고등교육의 질 제고와 학문성숙의 길도 열어준다.
수많은 비정규교수들과 뜻있는 사람들의 지난한 노력으로 올해 들어 역사적 합의안이 도출되었다. 이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더 이상의 책임 미루기식 폭탄 돌리기는 사절한다. 정쟁으로 인하여 무능한 국회가 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강사법은 여야가 같이 만든 법이다. 이명박 정권 때 정부가 발의하고 야당이 합의하여 만들었다. 박근혜 정권 때 시행을 유예했고 개정법안도 발의하였다가 또 시행을 유예하였다. 문재인 정권은 자체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다. 대신 여야가 추천한 전문가위원들과 대학과 강사 대표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었다. 2011년에 비해 국회 교육위 의원들도 대부분 바뀌었다. 이제 더 이상의 변명은 필요 없다. 국회는 그 동안의 잘못을 만회함과 동시에 더 나은 대학과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회에서 당장 할 일을 하라.
<우리의 요구>
하나. 국회는 / 강사법 개선안/ 즉각 / 입법하라!
하나. 국회와 / 강사법 개선안/ 예산을 / 확보하라!
하나. 강사에게 / 고용안정 / 생활임금 / 보장하라!
하나. 강사에게 / 강좌개설 / 의사결정권 / 보장하라!
하나. 강사에게 / 연구비와 / 연구공간 / 제공하라!
하나. 강사에게 / 퇴직금과 / 방학임금 / 보장하라!
하나. 비전임 / 교원에게 / 교원지위 / 보장하라!
하나. 고등교육재정/ 교부금법/ 즉각/ 제정하라!
하나. 전임교원도/ 최대시수/ 9시간으로/ 제한하라!
하나. 정년트랙/ 전임교원/ 100퍼센트/ 확보하라!
2018년 9월4일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2018.09.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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