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장단 입장문을 비롯한 여러 대학당국들의 궤변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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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대분회 작성일20-10-10 22:39 조회11,063회 댓글0건본문
서울대 학장단 입장문을 비롯한 여러 대학당국들의 궤변에 대한 반론
최근 많은 대학들이 개정 강사법을 핑계로 대학을 파괴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획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먼저 발표한다. 추후 여러 방식을 통해 더 세부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다.
1. 비용부담이 엄청나다는 ‘엄살’에 대하여
- 엄살을 피우는 당신들이 강사보다 몇 배는 더 대학에 재정부담을 준다! 당신들의 엄살은 무능한 운영 능력과 파탄난 도덕성을 증명할 뿐이다!
보통 큰 대학의 예산에서 강사들의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만일 강사법 덕분에 대학당국이 강사들에게 방학 중 임금을 현재 강의료 수준의 절반만큼(강사들은 1년 일하고도 8개월밖에 월급을 못 받고 있는데 방학이 4개월이니 4개월 치를 다 준다고 하면 지금보다 1/2이 추가된다는 계산) 더 준다고 해도 1% 미만의 증액에 불과하다. 사립대들의 강의료는 국립대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그 추가부담 비중은 0.5%도 안 되는 데가 태반일 것이다.
지금 교육연구환경을 파괴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총장, 보직교수들 연봉 수준의 금액이면 채우고도 남을 정도의 부담이다. 이들이 대학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하는 일에 비해 과도하다고 여겨질 만큼 높다. 누가 비용부담의 주범인가? 1%도 안 되는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강사들을 대량해고 하고 콩나물교실 만들고, 학문 다양성 파괴하고, 졸업이수학점 줄이고, 전임교원 노동 강도 강화로 교육의 질과 연구력 저하시키고, 일반대학을 사이버대학처럼 만들고, 강좌 축소로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 박탈하고, 토론 수업 질식시키고, 대학원생 미래 찬탈하는 그런 자기파괴적 구조조정을 획책하는 자들은 지식인인가, 대학인인가, 교육자인가, 학자인가? 사람을 하찮게 여기고 갑질을 일삼는 저열한 사용자 아닌가?
더욱이 현재 국회와 정부는 어떻게든 강사 해고를 막고 국가의 교육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강사법 시행에 따라 소요되는 예산 상당액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금까지 논의된 바로는 방학 중 임금을 1개월 치 정도로 잡고 상당한 금액을 국사립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시도 중이다. 이게 통과되면 대학의 자체 부담액은 1/4 미만으로 떨어진다. 정부가 절반만 보조해도 추가재정은 앞에서 말한 1%의 1/8 수준(0.125%)이 소요된다. 우리로선 방학 중 임금이 너무 적게 책정되어 불만스러운 일이지만 현재 흐름이 그렇다. 강사들을 조금이라도 덜 착취하게 되었다고 이 난리를 치는 것은 대학 의사결정권 독식 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자들의 무능한 능력과 파탄난 도덕성을 증명할 뿐이다.
4대 보험 추가 부담도 현재로서는 없다. 3대 보험은 오래전부터 적용되고 있고 직장건강보험만 보장이 안 되었을 뿐이다. 안타깝게도 이 마저도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건강보험법 시행령(강사법이나 강사법시행령이 아니다!)을 개정해 주지 않으면 언제 될지 알 수 없다. 우리 노조가 앞장서서 계속 싸우겠지만 이 시행령은 강사만을 위해서 바뀌진 않을 것이기에 만만치 않은 개정 작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재정부담에서 오히려 걱정해야 하는 것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호봉 자연승급분이다. 그게 강사법에 따른 예산부담보다 훨씬 더 크다. 부동산 투기, 주식투기, 과도한 적립금 축적 좀 그만하고 교육연구환경 개선과 강사 등 교원에 투자하라. 그게 대학당국이 할 일이다.
2.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적반하장’에 대하여
- 교육의 질은 개정 강사법이 아니라 대학당국이 떨어뜨리고 있다!
개정 강사법이 시행되면 고용안정성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보장되고 처우개선이 약간 이루어지므로 강사들이 지금보다 더 열심히 강의준비하고 연구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더 남아있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이 나아지면 나아졌지 나빠지기 어렵다.
전임교원이 강의를 더 잘하기 때문에 많은 강의를 하면 더 낫다고? 2006년 국정감사 때 전국 155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강사와 정규교수들 간의 강의평가 차이는 별로 없었다. 2006년 10월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로 서울대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했는데 시간강사 집단이 1위였다. 시간강사 대부분은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강의해야 하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난 시기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전임교원이 강의를 많이 맡으니 교육의 질이 높아졌는지 대학당국과 전임교원들에게 묻고 싶다. 오히려 과도한 강의로 인하여 연구하고 학문탐구 할 시간이 줄어들지 않았는가. 여러 강의를 동시에 맡아서 해야 하니 솔직히 힘도 들고 양질의 교육을 하기에도 벅차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이미 과도한 전임교원 강의시간을 더 늘리겠다고 하는 건 반교육적, 반학문적, 반노동적 처사 아닌가.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면 그건 강사법을 핑계로 대학이 구조조정을 하기 때문이다. 강사법 어디에 이런 형편없는 교육파괴 정책을 펴라고 나와 있는가? 비용부담도 얼마 되지 않고 대학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원까지 어느 정도 하겠다는데 대학이 이러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다. 바로 대학 전체에 들어가는 인건비 절감과 교원통제를 위해서이다. 기업식 대학운영을 하기 위해서이다. 교원 간 불필요한 경쟁을 강화시켜 분할통치하기 위해서이다. 위계를 확실히 나누어 상층부가 부와 권력을 더욱 독점하기 위해서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문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강사법이 문제가 아니라 대학당국의 행태와 침묵하는 기득권층이 문제다.
3. 개정 강사법의 공개 채용과 고용 안정성 개선이 신진인력의 진입을 막는다는 ‘허상’에 대하여
- 강사를 뽑는 건 당신들이다! 우리는 당신들의 학문적 동료이자 교육자이며 노동자이고 일부는 학문후속세대이기도 하다!
강사법에서 공개채용의 원칙이 중요하다. 공개채용 하는데 왜 교육의 질이 떨어지거나 신진인력의 진입이 막힌다고 하는가? 그게 염려되면 신진인력 특별채용코스나 쿼터를 만들어 공개채용하면 되지 않는가? 전임교원 임용할 때 강의경력 길다고 가산점을 주었던가? 우리는 앞의 주장에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
강사법과 그 시행령에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공개채용하고 그 심사위원회 구성과 절차를 거치라는 것만 명시되어 있지 나머지는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하면 된다. 강의능력이 출중한 경력자를 원하면 그런 분들을 모시는 코스를 만들면 되고, 비박사를 원하면 그 채용코스를 개설하면 되지 않을까? 채용공고를 낼 때 강좌별로 그런 사람들을 우대한다고 내면 되지 않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강의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자격요건과 실력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무조건 학문후속세대라고 강의를 맡겨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또한 강사법에 따라 강사가 무기계약직이라도 된 것처럼 간주하는 것 자체도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안타깝게도 강사법의 내용은 1년 이상 계약에 3년까지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다. ‘절차’를 보장하면 된다. 3년 후에는 다시 신규임용을 하거나 재임용을 하면 된다. 3년도 못 기다리는가. 꼭 그 전에 쓰다 버려야 직성이 풀리는가. 우리가 크리넥스 노동자인가.
게다가 3년이 되기 전 여러 사유로 인해 대학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 생겨난다. 사망하거나 퇴직하거나 이직하거나 전임이 되거나 출산하거나 많이 아프거나 별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강의평가 결과가 계속 많이 나쁘거나 좋지 않은 사건에 휘말릴 경우에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도 학교에서 버티기 힘들다. 강사는 오죽하겠는가. 이 정도의 고용안정성 보장한다고 교육과정이 제대로 운영이 안 된다는 주장은 아무리 따져 봐도 과도하다.
4. 최대강의시수 6시간 이하를 6시간으로만 이해하는 ‘난독증’에 대하여
- 대학당국에 한국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이토록 없는가!
6시간 이하를 원칙으로 하고 학칙이나 정관에 규정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9시간 이하까지 강의를 담당하는 것이 가능한 게 강사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하’라는 단어이다. 이 단어가 들어간 이유는 대학이 무조건 강사에게 2강좌씩 배정한다고 다수를 해고하는 ‘프루크루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로 시수 제도를 악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단어가 들어가도 대학당국은 난독증에 빠져있거나 아니면 알고도 무시하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 이건 갑질 횡포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 학기에 1시간을 맡건 3시간을 맡건 6시간을 맡건 아무 문제가 없다. 1년에 한 학기만 맡아도 계약기간 1년 이상이고 그에 따른 물적 급부를 보장하면 문제가 없다. 협의회에서 논의할 때부터 나왔던 얘기고 국회 교육위 법안소위에서도 확인한 바다.
5. 모든 것을 개정 강사법 때문으로 몰고 가는 건 다른 이유 때문
- 대학, 비판적 사유능력을 상실한 자들이 지배하는 자본의 신전
우리는 대학당국의 최근 행태에 대해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예전처럼 싸게 부려먹고 쓰다 버리면 되는 시간강사제도의 유지를 위해 강사법 시행 저지 전략. 일명 퇴행 또는 반동.
둘째, 개정 강사법 시행을 피할 수 없다면 일단 대량해고 위협을 하며 사립대까지 재정지원을 확보하려는 전략. 일명 랜섬게임(강사를 인질로 하여 몸값을 받아내려는 술수).
셋째, 개정 강사법 시행과 무관하게 그동안 해 왔던 구조조정을 이번 혼란기에 대규모로 하겠다는 전략. 일명 대학기업화.
우리는 대학당국이 이 3가지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하여 협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교무처장단이나 기획처장단 회의가 있을 때 어떤 얘기가 오갔을지, 총장들이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 상상하긴 어렵지 않다.
‘돈, 돈, 돈...!’
동그랗다고 돈이고, 돌고 돈다고 돈이고, 사람을 미치게 한다고 돈이라고 하였던가. 지금 대학당국의 교육연구환경 파괴 구조조정은 ‘돈에 환장한 미친 짓’이다.
국회와 교육부는 미친 짓을 하는 대학당국을 꼭 ‘치료’해 주기 바란다. 만약 이들이 저임금 불안정노동을 감내하면서도 교육과 학문탐구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에게 계속 해코지를 한다면 ‘격리’를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대학당국들을 종합감사하고 주범들을 퇴출시키는 방식까지 국회와 교육부는 고민해 주기 바란다.
http://www.kipu.or.kr/bbs/board.php?bo_table=notice_01&wr_id=547
2018.11.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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